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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포스팅 도용 신고후기

by H백수 2023.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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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백수예요.

전에 포스팅을 도둑질당한 이후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길래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올려야지 하고 있었는데 저도 깜빡하고 있었네요.

 

사건의 시작

네이버에서 웹서핑을 하다가 한 네이버 블로그 글을 발견하고 들어가 봤습니다. 제가 포스팅한 곳과 같은 곳을 포스팅했길래 구경하러 들어가 봤죠. 그런데 글을 쭉 읽는데 뭔가 싸한 느낌이 들더군요. 사진부터 글까지 뭔가 낯설지 않다고 할까요... 아니나 다를까 자세히 보니 처음 글 도입부 저의 인사글만 싹 지우고 사진부터 글까지 그대로 제 포스팅을 복사해서 붙여놓은 도용글이었습니다. 제가 티스토리에 글을 올린 다음날 바로 훔쳐다가 네이버블로그에 올려놓았더군요.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인지도와 조회수가 많은 네이버 블로그글이 위로 올라가고 티스토리글은 유사콘텐츠로 분류되어 검색에서 제외되거나 저 맨뒤로 밀려나게 된다고 합니다. 이점을 노리고 상습적으로 티스토리에 새로 올라온 글을 훔쳐다가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 바로 올려서 자신의 글만 노출되도록 만드는 인간들이 있었습니다.

 

네이버 측의 처리

처음 포스팅을 그대로 복사해서 훔쳐간 네이버 블로그를 발견했을 때 그쪽 블로그에 좋게 글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글을 내리기는커녕 바로 차단을 해버리더군요. 이후 그 블로그에 있는 다른 글들을 살펴보니 모든 글들이 티스토리등에서 그대로 복사해서 자기가 쓴 글인 듯 살짝 고쳐서 올려놓은 상태...  여기저기 글 주인들 찾아서 도용당했음을 알려드렸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포스팅이 도용인만큼 도용글 블라인드 요청만 하면 네이버 측에서 알아서 해당 블로그를 정책위반등으로 정지시켜 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 측에서는 해당 블로그를 정지시키려면 도용이라는 법적 판결을 가져와야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자신들이 해줄 수 있는 건 블라인드 처리뿐이고 그나마도 차후에 상대가 풀어달라고 요청하면 풀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경찰서의 처리

원래 그런 도둑질 블로그만 문 닫게 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네이버 측 태도에 혈압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바로 온라인으로 사건접수를 한 뒤 방문 날짜를 잡아 경찰서로 달려갔습니다. 사전에 한국저작권협회등에 블로그 포스팅글이 저작권이 있는지 여부를 문의해서 저작권이 존재한다는 공식 답변까지 받아서 경찰서를 방문했습니다.  형사를 만나 사건을 설명하고 사건을 접수하려고 했는데 여기서부터 두 번째 혈압이 오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형사를 대면하니 첫마디가 " 이런 건 저작권이 없으니 사건접수가 안됩니다." 아주 귀찮은 티를 팍팍 내면서 어떻게든 사건 접수 안 하고 돌려보내려고 노력을 합니다. 하릴없이 사건도 안 되는 걸로 경찰 귀찮게 하는 진상취급을 합니다. 주변에 다른 형사들까지 한 마디씩 거들더군요. "아니 누가 훔쳐가는 게 싫으시면 비공개로 하시던지요. 다 보라고 공개해 놨으니 도용해 가는 거 아닙니까?"  이런 어이없는 막말도 서슴지 않더군요. 순간 머리에 피가 확 쏠리면서 경찰서 확 들어 엎어버릴까? 서장 나오라고 해서 멱살잡이 좀 해볼까? 하는 충동이 솟구쳤지만 겨우 참고 침착하게 그 말책임질 수 있는 건지 물으니 딴소리를 또 뭐라 뭐라 해대더군요. 그래서 형사님 명함 좀 한 장 달라니까 명함이 다 떨어져서 없다면서 슬그머니 나가버립니다. 담당형사도 그때부터 좀 태도가 공손해지더군요. 이후 이런저런 몇조 몇항이니 등의 관련법률 등을 오히려 제가 경찰한테 설명해 주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네 물론 경찰이 법을 다 알 수는 없으니 그런 상황을 탓할 수는 없지만 처음에는 자신이 법을 다 아는 것처럼 그런 건 법으로 안된다고 엄청 큰소리치며 거의 다그치듯 행동하는 건 심각했습니다. 일단 조서를 쓴 뒤 돌아가려는데 또 한마디 보탭니다. " 일단 접수는 하는데 반려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반려 여부는 누가 정하냐니까 자신들이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살짝 짜증을 내버렸습니다. 그럴 거면 뭐 하러 접수하냐 어차피 반려시킬 생각 아니냐.. 형사님들 행동하는 게 지금 다 사건 안된다고 돌려보내려는 태도인데 접수가 의미 있냐 하며 따지니 일단은 어찌 될지 모른다고 하더군요. 혈압만 잔뜩 오른 경찰방문이었습니다. 뭐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후 사건은 반려되지 않고 접수되었고 일주일정도 뒤 참고인 조사인가 뭔가 한번 더 나오라고 해서 갔더니 바로 명함부터 주면서 태도가 아주 친절하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사건 진행이 어떻게 될 건지부터 궁금한 점까지 물어가며 같은 형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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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진행

뭐 어찌어찌 사건은 진행되고 블로그 명의자가 타 지역으로 나와서 사건은 그 지역 경찰로 이관됩니다.두달쯤 지난뒤 그쪽 지역 형사가 블로그 명의자 추적을 했는데 80넘은 노인분 명의로 도용이 의심된다고 ...이런 저런 조사를 해봤는데 더이상 단서가 없어 사건을 종결해야할것같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저역시도 지쳐서 그냥 알았다고 했는데 얼마뒤 검사가 사건 수사를 좀 더 해보라고 돌려보냈고 또다시 ip추적등을 하며 수사를 진행했지만...결국 해외ip로 나와서 수사 종결 되었습니다. 그 도둑놈의 블로그는 경찰수사가 시작된뒤 모든글을 지우고 잠수상태지만 블로그정지등 네이버측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결론

타지역 아는 형사에게 물어보니 원래 귀찮고 자잘한 사건을 초반에 못 잘라내고 사건 만들어서 위로 올리면 위로부터 조인트(?) 엄청 까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귀찮기만 한 작은 사건은 초반에 윽박질러가며 위압적인 분위기 만들어 그냥 돌려보내려고 한다고...

사건 접수부터 마지막 종결까지 대략 6개월은 걸린듯합니다. 경찰서를 2번 방문했고 전화통화도 여러 번을 했습니다. 일단 초반에 접수하는 과정이 엄청난 스트레스지만 이후에는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경찰의 저런 고압적인 태도를 잘 이겨내실 수 있다면 이런 사건 있을 때 신고 가능합니다. 이번일로 새삼 느낀 거지만 대한민국 경찰 모두가 억울한 시민들의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들도 그냥 귀찮은 거 피하고 편한 일을 선호하는 돈 받고 일하는 월급쟁이일 뿐이구나 하는 생각...  다음에 이런 일 생기면 어쩔 거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그냥 경찰서 안 가고 조용히 넘어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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